'---' 아래에 있는 글타래는 ESC 열린정책위원회 페북그룹에서 논의된 이야기를 아카이빙한 것입니다.
논의 소재는 [뉴스타파 보도 링크], [간담회 녹취 파일 링크], [간담회 요지 링크]를 참조 바랍니다.

열정위 내부에서는 대강 다음의 제안들이 나왔습니다(시간순).

1. ESC 명의 또는 열린정책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발표: 문제의 심각성 호소, 대책 촉구, 해법 제안 등.
→  이런 문제야말로 ESC와 같은 단체가 감시하고 호소하고 제안해야 함.

2. ESC 명의 또는 열린정책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발표: 자숙 및 반성, 해법 제안 등.
→ 이 문제는 학계에 널리 퍼져있는 문제임. 따라서 ESC가 완전한 제3자의 관점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모습이 호소력이 있을지 의문임.

3. 가짜학회를 다루는 정책연구 크라우드펀딩 기획: 이런 해적학회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고 어떤 방식으로 학계와 제도에 기생하는지, 제도적 접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해외 학계에서는 어떻게 이 문제에 대응하는지 등.
→ 제도적 헛점이 부각된 문제이며, 규정이나 증빙 강화 등의 행정적 해법은 또다른 헛점이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음. 따라서 일단은 상세한 실태조사 및 정책연구가 필요함.

4. 가짜학회 관련 정책연구 및 실태조사 실시를 ESC 명의로 유관기관에 요청:
→ 이런 정책연구는 민간 크라우드펀딩만으로는 한계가 있음. 따라서 유관기관이 해야 하는 사항.

5. 사태 추이 관망:
→ 이 문제는 표면에 드러난 것 보다 매우 복잡하여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음. 현재 시점에서 행동하는 것은 섣부른 행동임.

으로 대강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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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김래영
작성일: 2018.07.24.

뉴스타파 가짜학회 간담회 후기 및 제안입니다.

 

1. 보도현황

일단 뉴스타파 측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후속취재를 계속 하고 있다고 하며, 조만간 취재결과 및 공동취재 해외언론사 보도를 종합하여 후속기사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다만 제가 받은 느낌으로는, 뉴스타파 측은 보도방향에 대해 헤매는 것 같다는 느낌을 어렴풋이 받았으며, 이번 간담회도 학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보도방향을 점검해보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여집니다. 뉴스타파는 학계 사람들의 관련 제보를 원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이와 관련하여 관리기관인 한국연구재단과도 몇 차례 접촉을 하였다고 합니다. 처음 접촉했을 때에는 연구재단이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 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두 번째 접촉했을 때에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관리 인력 및 전문성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런 불량학회는 각 학교의 산학협력단 내지 사업단 측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주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산단이나 사업단은 가짜학회 내지 가짜학술지를 가려내는 일을 하지도 않고 그런 것을 가려낼 능력도 수준도 못 되는 게 현실입니다. 현재 연구재단은 전체사업의 약 5%정도만 정밀감사를 실시하며 최근 5년간 감사팀에서 이와 관련해 제보받은 적도 없다고 합니다.

또한 향후 뉴스타파 측은 이 취재를 하면서 얻은 raw데이터를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 합니다. 현재 준비 중에 있으며, 패널들이 raw데이터 공개를 많이들 원했기에, 조만간 준비되는 대로 추가 공개가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2. 문제제기

뉴스타파는 기사에서 2014년 이후부터 WASET을 이용하는 한국학자가 급증했다는 데이터를 공개하였습니다. 이 데이터의 이용수치 증가 모습은 누가 보더라도 유의미한 수치입니다. 13년도까지 200건 정도에 머물던 한국학자의 이용횟수가 14년부터 1000건 넘는 수치로 갑작스레 폭증하였습니다. 뉴스타파는 일단 bk21+사업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bk21+사업은 2013년 09월부터 시작하였기에 위의 폭증시기와 맞물립니다. 실제로 bk21+사업은 기존bk21사업과는 다르게 ‘글로벌’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사업에 국제학술연구 및 교류 실적을 행정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한 듯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bk21+사업과 직접 연관이 있다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연구과제에서도 ‘글로벌’한 활동을 강조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시기가 바로 2014년도부터이기 때문입니다. 14년도 이후 연구재단 과제에서 글로벌을 많이 강조했는지, 그럼 그 글로벌한 연구 및 교류를 어떠한 방법으로 입증을 요구했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노조와 서울대총학이 패널로 참석했는데, 교수노조와 서울대총학은 국정감사를 통해 연구재단에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로, 문제가 발견된 이상 연구재단은 감사를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걱정되는 것은 이 문제제기가 현행 규제가 더 강화되고 복잡화되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으려 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뉴스타파 취재진들도 이러한 규제강화를 통한 해법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고, 정부가 이러한 문제로 해법을 찾으려 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3 성명서 발표 재검토 요청

이 간담회를 참관하고 드는 저의 견해는 “일단 이 사건에 대한 ESC 내지 열린정책위원회 차원의 성명서를 발표하자는 논의는 원점에서 재검토하자” 입니다. 성명 발표는 정치적 행위인데, 일단 그 대상이 되는 문제 자체가 성명으로 문제제기 하기에 너무나도 복잡하고 문제 자체도 불투명합니다. 즉 무엇을 문제로 삼아서 성명을 발표해야 할지 그 논점이 현재로서는 불분명합니다. 이러면 기껏 낸 성명 메시지가 흐릿해지거나 다른 불필요한 문제에 휘말릴 우려가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이 가짜학회를 거리낌없이 이용하는 일부 학자들의 모랄해저드 문제로 치부하기엔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13년도까지 미미하게 가짜학회를 이용하다가, 갑자기 14년도에 폭증하게 된 배경에는 정부연구사업 및 BK21+ 사업의 “정책설계에서의 하자”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글로벌’화 추구라는 명목으로 해외학술활동 실적을 무분별하게 요구한 것 같다는 가설을 세워봄직 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 가설은 각 연구사업의 정책목적과 평가방법 및 연구방법론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증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같은 문제점을 보여주지만 그 배경에는 상위권대학과 중하위권대학이 다소 다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상위권대학은 남는 예산을 마저 쓰기 위해 겸사겸사 활용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으며, 중하위권대학은 ‘객관적 실적’을 채우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해법 역시 이 부분에서 달리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점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산학협력단 혹은 BK21+사업단의 역할, 관계부처와 연구재단의 역할, 타인의 연구에 대해 평가하지 않으려는 연구자 사회의 풍조 등 여러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후속보도 등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4. (나설 경우) 크라우드펀딩 기획 제안

그리고 뉴스타파 취재팀도 아쉬움을 표했던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가짜학회와 관련된 국내의 연구가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같은 생각입니다. 특히 저는 이 문제와 관련하여 정책설계의 하자 관점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정책연구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ESC 차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하고자 한다면, 성명서 발표보다는 이와 관련된 정책연구를 위한 크라우드펀딩을 기획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가짜학회가 우리 학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가짜학회 이용과 연구사업정책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관성이 있다면 정책의 어떤 점이 가짜학회 이용을 ‘조장’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해법은 무엇인지 등의 연구를 유관기관도, 학계도, 언론도, 그 외 사람들도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구재단이나 교육부 등 유관기관에서 이 연구를 시행할지에 대해서는 매우 불투명한 게 현실입니다.

만일 이와 관련하여 크라우드펀딩을 하고자 결정한다면, 연구목적을 보다 상세히 잡고, 이를 연구할 연구자를 섭외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교육 및 연구정책에 관심 많으신 회원분들도 ESC 내부에 계시니, 그 분들을 통해 연구를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섭외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정책설계에서의 하자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접근해 보았습니다.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보신 분들의 의견 또한 듣고 싶습니다. 고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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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김래영: 뉴스타파에서 데이터분석과 관련하여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혹시 관심있으신 분은 뉴스타파측과 연락을 해보십사 권해드립니다.

 

전준하: 제 개인적인 의견은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고, 일단 기억을 되살려서 김래영님 글에 첨언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1. 역시 날카로우시네요. 듣고보니 정말 뉴스타파에서 후속보도 방향을 정하는데 헷갈려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학계 쪽 목소리와 제보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었고, 후속보도 방향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학회나 저널 검수(?)에 대한 연구재단의 입장은 인력 및 전문성이 부족해서 산단 및 사업단 재량에 맡겨왔다기보다 '당연히' 학교에서 하는 것이라고 인식했다는 것 같습니다. 또한 재단에서 말하는 5% 정밀감사는 아마도 사업비/연구비 사용에 대한 감사이기 때문에 본 건과는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구요(물론 학회 등록만 해놓고 나타나지 않은 모 교수 팀은 해당되겠지요)
데이터 관련해서는 현재 상위 10개 대학에서 제출한 초록/논문을 링크로 공개했는데 상위 10개 대학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서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누가 요청을 했는지 정확히 말하지 않아서 이게 어떤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네요(예를 들어, 해당 대학의 개별 교수인지, 산단 직원인지, 학생회인지에 따라서 요청하는 의도가 다르겠지요).
2. 2014년 이후 급증한 그래프는 나중에 대표기자(?) 분이 단순히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WASET에 국한된 자료는 아니지만 NDR 보도자료를 보면(https://www.ndr.de/.../More-than-5000-German-scientists...) 이런 저널 및 학회에 제출된 논문이 2013년을 기준으로 크게(3배) 늘었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다섯배로 늘었다고...) WASET에 대해서는 아까 한번 쭉 찾아봤을 때 잘 나오지는 않아서 확신은 없습니다만, WASET이 2014년부터 공격적으로 학회를 개최하고 마케팅을 했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따라서 저역시 섣불리 BK21+와 연결짓기는 힘들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우리나라의 어떤 분위기(글로벌 강조?!) 때문에 급증이 있었는지에 대한 답은 차후 '연구'를 통해서나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제가 발언할 때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왠만하면 '가짜 학회'라는 명명을 피하고 싶습니다만) 
3. 그런 논의가 있었군요. 제가 follow-up을 해야하긴 하겠지만, 이 문제에 대해 성명서를 쓰기 위해서는 학문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각 주체별로 메세지를 따로 전해야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래영님이 말씀하신 것과 같이 상위권 대학과 중하위권 대학 (혹은 교수나 연구소 단위로 나눈다면 풍족한 연구실과 그렇지 않은 연구실) 에서 이런 학회나 학술지를 활용하는 이유는 다를 것 같습니다. 교수들이 대학원생 학회경험 운운했던 것들은 아마도 대학원생과 연구비가 꽤 많은 연구실에서나 가능한 일인 한편, 뉴스타파가 데이터를 학술지와 학회를 나누어서 세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학회는 상위권 대학 위주, 학술지는 중하위권 대학 위주로 분포되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4. 제 관심 분야라서 관련 논문들을 아카이빙 하고 있는데, 국내 논문은 없다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하지만 정책 이야기로 넘어간다면 결국 화살은 국내 학계(학술지와 학회, 학술대회)로 향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불행하게도, 제가 알기로는 국내 학계에 대한 제대로된 연구 역시 매우 부족합니다. '학진체제'라는 마법의 단어로 훈수 두는 사람만 많구요. 
저는 행사에서 발언했다시피 주로 '학문공동체의 해체'(혹은 우리나라 맥락에서는 '원래 없었다' 정도가 되겠네요) 관점에서 보고 있지만 정책을 전공하다보니 정책에 대한 관심 역시 큽니다. 나중에 더 쓰지요!

↳ 김래영: 제가 놓쳤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예리하게 지적해주셨네요. 정책과 해적학회의 기생(?)관계 가설을 증명하려면 와셋 뿐만아니라 다른 해적학회들의 이용실태추이도 같이 비교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가장 자세히 공개된 건 와셋 뿐이라서 추가 데이터 공개가 있어야 비교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해적학회 이용추이도 와셋과 비슷한 증가폭을 보여준다면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고, 와셋만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 와셋의 공격적 마케팅 효과일 가능성이 더 크겠죠. 그래서 현재로서는 관련자료확보와 연구가 더 필요한 것이고요. 말씀 감사합니다 :)

 

전준하: 이 글을 토대로 토론장을 열자면 제가 보기에 국가연구평가제도가 아닌 학계시스템을 연구대상으로 본다면 WASET보다는 OMICS나 MDPI가 보다 연구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OMICS는 여전히 잘 알려진 predatory journal/conference를 개최하는 기업인데, 그 규모가 장난 아닙니다. 미국으로부터 이미 시정명령과 기소를 당한 바 있는데, 고용된 변호사들이 Open Access의 필요성을 방어논리에 활용했고, 아마 앞으로도 그럴 듯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런 '가짜' 학술지 논쟁은 OA와도 역사적으로 연관이 깊습니다)
MDPI는 Beall의 리스트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Beall에게 직접 협박(?)을 가해서 다시 이름을 내린 출판업체입니다. Beall's list가 절대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MDPI 역시 가짜와 진짜 학술지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현재 MDPI에서 발간하는 저널들은 SCI(E)에 등재되어 있기도 한데, 이야기를 들어보면 게재가 어렵지도 않아 실적용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WASET 역시 Scopus list에 2011년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Scimago에는 2014년까지 journal metric이 기록되어 있네요)

↳ 김래영: 이번 뉴스타파 보도에서 OMICS에 대해서는 뒤에서 짧게 다루는 정도에 그쳤었죠. 일단 OMICS에 대해선 raw데이터 공개와 후속보도를 기다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법적으로 들어가면 무엇이 가짜고 무엇이 진짜인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어쩔수없이 그 분야 학계 커뮤니티에 평판조회를 맡기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좋은 방법이 떠오르지 않네요.

 

백상현: 무엇이 predatory냐 무엇이 해적이냐 자체에 대한 의문이 남는이상 가장 이상적으로는 공적자금을 받아서 학자들이 참석한 모든 컨퍼런스에 대한 전수조사가... ㅠ

↳ 이기욱: 기준이 모호한데 전수조사를 하면 혼란이 더 심해지겠지요. (전례로 보아 전수자료취합을 할 거에요. 다만 그걸 일일이 판단할 잣대가 없어서 정밀조사는 못하겠지만).

↳ 김래영: 그렇죠. 일단 뉴스타파 취재진은 이 진짜/가짜 구별기준에 대해 그다지 고민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다른 해외언론들과 공동취재를 한 것이라, 다른 방송국들이 합의한 가짜학회 기준을 그대로 수용하여 취재에 들어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구자 개인이 '이것은 가짜학회다'라고 판별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제도/정책/입법의 영역으로 확장하게 되면, 전혀 다른 문제로서, 기준 및 선정에서 논란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이유 중 하나입니다.

 

김래영: 이 가짜학회 문제에 대해 ESC 차원에서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일단 열정위 내에서 어느정도 쟁점을 정리하고서 ESC 회원 전체의 의견을 들어보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설문조사를 시행한다거나 별도의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보는 등의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다만 모든 일들이 그렇듯이, 이러한 방법들도 하나의 일이라서 '그럼 누가 그 일을 맡아서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게 됩니다.

↳ 윤태웅 열정위로 굳이 한정하지 말고 ESC 전체 토론을 해봐도 좋겠다 싶습니다.

↳ 김래영 오늘 중으로 ESC 전체 논의로 확장하는 게 좋은지 여부를 다른 위원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내일 중에 결정하여 ESC KOREA와 공식홈페이지에 글을 올려서 논의를 시작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기욱: 1번에서 연구재단 vs. 산학/사업단의 양자택일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연구재단이나 산학이나 사업수행자들의 해외출장에 대해 사전승인하는 절차가 없을텐데, 책임추궁할 문제는 아니겠지요. 만약, 사전예방을 위해 출장이나 연구비집행 등등을 일일이 연구재단에서 사전승인을 받는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구요. 출연연이나 기관의 경우, 각 기관내에 출장승인 절차가 있으므로 사전예방도 가능하고 사후책임 소재도 명확합니다. 대학의 경우는 해외출장 절차가 정확히 어떻게 되나요?

↳ 김래영: 연구재단의 변명(?) 비스무리한 답변이라고 취재진을 통해 들은 이야기였는데, 실제 연구비 집행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표면적으로밖에 다뤄본 적이 없어서 산단 또는 사업단에 학회참여 연구비 신청 등의 구체적인 절차는 잘 알지 못 합니다.

↳ 백은옥: 대학에서는 최소한의 확인만합니다. 학회가 해당 위치, 해당 일시에서 "실제로" 열리는지 증빙하기 위해서 (장소 일시가 포함된) 학회 홈페이지를 인쇄해서 제출합니다. 다른 학교의 경우도 유사할 것 같습니다.

 

이기욱: 2번에서 bk21+와의 연관성도 조금은 모호한 것 같습니다. BK21이 다른 사업에 비해 사업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편입니다. '언젠가 걸릴 수도 있는' 굳이 가짜학회가 아니더라도, 명망있는 유명 '진짜' 학회의 학술발표회도 초록채택율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정규학술발표회에 포스터발표 정도를 선택해서 '죄책감'없이 합법적으로 놀다 오는 방법도 많은데, 굳이 '유명 관광명소'에서 열리는 사이비학회로 특정년도 이후에 우루루 몰려간 이유는 그냥 한철 유행이거나 우리 특유의 '쏠림문화'일 것 같다는 느낌적 느낌입니다.

↳ 김래영 뉴스타파측에서 raw데이터를 공개하면 문제되는 사업의 연구번호를 통해 어떤 사업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 뉴스타파에서 공개한 자료로는 취재진도 bk21+사업과의 연관성을 의심해보고 있더라고요. 현재 문제되고 있는 사업이 bk21+에 많아서 그런게 의심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연구사업간의 예산불균형도 이 문제를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곳은 예산이 남아서 땡처리하기위해 쓰고, 어떤곳은 실적카운팅을 위해 쓰고.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것 같은데, 이에대한 분석은 없었거든요.
그러나 이 문제는 데이터분석을 통해 자료를 복합적으로 분석해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제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데이터는 분석해야만 가치가 있으니까요.

 

 

이강수 래영님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까지? 그래서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는 법도남(법사랑 도시 남자)~~
래영님의 의견에 몇 가지 의견 남깁니다. 
1. 성명서는 당장의 어떤 액션이 필요하다면 해볼 수 있는 사안이라 생각해서 제안 드린 것 입니다. 
성명서로 마무리 하자는 의견은 아니었지만, 집중을 해야 한다면 성명서 보다는 근본적인 문제 접근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성명서 제안은 거두고(호응이 없기도 하고요..ㅎㅎ^^) 래영님의 제안에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2. 래영님 아래 의견 공감합니다. 가짜학회가 우리 학계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가짜학회 이용과 연구사업정책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연관성이 있다면 정책의 어떤 점이 가짜학회 이용을 ‘조장’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조사 
3. 그럼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으면 좋겠는지에 대해서 래영님과는 다른 방향으로 의견을 드려봅니다. 크라우드펀딩 등을 활용해 민간차원에서 진행하자는 의견을 주셨는데, 그것 보다는 연구재단, 교과부 혹은 과학기술관련 정부정책연구소에서 정책과제 형태로 만들어 진행하는 것이 더 좋지 않냐는 생각입니다. 이유는, 
- 제안주신 내용으로 리포트를 만들려면 작업량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그에 따른 사업비를 현실적으로 반영하려면 과제형태가 좋아 보입니다. 
- 리포트가 정책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외부 민간에서 만들어지는 형태보다는 정책을 반영해야할 관련 기관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책과제 형태로 만들어 진다는 것은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안으로 우선 여기고 있다는 전제가 깔리게 되고, 추후 리포트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 과학기술 정책의 한 부분이기에 정상적인 절차를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즉 이번 사안을 민간으로 끌고 오면 관련 기관들은 방관자 입장이 될 가능성도 보입니다. 오히려 과학기술계의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이 무엇이며, 현황을 제대로 분석하고 방안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ESC에서는 래영님이 제안해 주신 방향이 좋다면, 정부 기관에서 과제화 시켜 일이 진행 될 수 있도록 요구, 요청, 압력?을 하는 방향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과제가 생성되고 책임자가 선정이 되면 다음 스텝으로 뉴스타파, ESC, 어제 행사에 참석한 단체들 등이 같이 협업 할 수 부분으로 진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김도훈님도 회사차원에서 참여하면 더욱 좋겠고요.

↳ 김래영 정부나 연구재단, 아니면 관련 정출연에서 연구를 수행해볼만한 과제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에 관한 연구 자체가 전무하기 때문에, 각자의 경험에 근거하여 각자 판단하는 문제로 뉴스타파 취재진도 헤매고 다른 사람들도 헤매는 것 같아요.
만일 기관에 제안을 할 계획이라면 연구주제와 연구목적 등을 정리해서 기관에 연구의 필요성을 피력하는 내용으로 청원을 넣는 방법도 고려해봄직 하다고 봅니다.

 

이기욱: 4번에서 뭔가의 행동 혹은 기획 혹은 조사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에 동의합니다. 뉴스타파에게도 단순 제보 외에 뭔가가 필요한 것 같은데요... 데이터분석과 더불어 뭔가 현장의 의견과 전문가들의 공론화 작업...? 조금더 고민이...

↳ 김래영: 뉴스타파는 이번 간담회를 통해서 학계의 의견을 들어보고 자기들 후속보도 방향을 잡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일단 본인들부터 ‘잘 몰라서’ 보도방향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헤매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게다가 간담회 중에 취재진측에서 자기네들이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요.
찬현님이 뉴스타파측 데이터담당자와 인사하고 연락처를 교환했습니다. 어쩌면 그 담당자와 연결을 해보고 뉴스타파측이 겪고있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아볼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그걸 상세히 알게되면, 어쩌면 우리가 도움을 줄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이기욱: 사이비학회, 사이비학회지가 국내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흥미로운 지점입니다. 수요가 있기때문에 공급이 생긴 것인데, 과연 비케이나 연구비남용, 해외관광 등의 국내 현실외에 국제적인 수요는 과연 무엇인지..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식으로 대처하고 있는지...

↳ 김래영: 일단 학회참여 증빙서류 및 비자발급도움을 저런 가짜학회에서 ‘고객’의 니즈에 맞게 잘 제공한다고 합니다. 미국의 이용빈도가 압도적인데, 이와 관련하여 같이 취재했던 ‘더 뉴요커’에서 조만간 보도할 예정(주간지라 아직 퍼블리싱되지 않음)이고, 뉴스타파도 뉴요커 등 같이 취재한 언론사들의 기사가 나오는 대로 외국상황에 대해 후속보도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김준: 연구실 행정 담당하는 분 얘기로는,
1. 연구비 연차보고서 실적에는 이전부터 학회 발표가 들어갔다고 하네요. 07년부터 일했는데 그때도 다를 바 없었고 이후에 요구하는 자료만 점점 늘었다고 합니다.
2. 학교에서 인정하는 실적에 포함되는 건 아닌지 확인해보면 좋을 거 같다고 합니다. 성과급 지급할 때 실적에 학회 발표 등이 포함되는데 그런 기준이 바뀐 건 아닌지.
3. BK21은 학회 인정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라고 합니다. 4개국 이상이 참여해야 하고 구두발표는 5할 이상이어야 하며 외국인 비율도 5할 이상이어야 한다고 하네요. 학회에서 이런 걸 다 처리해주는 건지 신기해하시더라고요.
4. 교수가 공무 외 출장으로 외국 나가려면 상당히 귀찮은데, 이런 게 더 편해서 출장으로 나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답니다.
저는 이런 학회가 사업으로 성장하게 된 시점이랑 1000건으로 늘어나게 된 시점이 비슷한 건 아닌지 궁금하네요. 학회가 경험을 쌓으면서 행정 처리 더 쉽게 해주기 시작하면서 교수들이 편하게 실적도 채우며 여행도 하게 된 건 아닌가, 이런 게 궁금합니다.

↳ 김래영: 3.의 경우에 와셋은 위 규정을 충족합니다. 그런데 실상 내용은 아무 의미도 없는 쓰레기학회죠. BK21+사업 관리규정 제24조(정정: "BK21플러스사업 예산편성 및 집행기준" 제20조 제3항 3호가 적확한 규정) 최소충족요건을 충족하는데도 말이죠. 이번 사건이야말로 규정을 통한 포괄규제가 가지는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고 봅니다.
뉴스타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OMICS같은 경우도 와셋과 비슷하게 2015년부터 이용수치가 2배 증가하였습니다. 데이터분석을 통해 와셋의 공격적마케팅이 어느정도 작용하였고, 국내의 연구사업정책과는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가지고 있다면 어떤 연관성으로 맞물리는건지 심도있게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연구결과는 추후 연구정책 수립 시에 좋은 자료로 쓰이겠지요.

↳ 김준: 감사합니다. 규정 빡세게 해봐야 필요 없다는 게 연구 결과에 실리면 좋겠다는 간절함이 드네요 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규정으로 제약하려 해도 결국은 답을 찾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니.

 

김준: 크라우드 펀딩 얘기는 매우 찬성입니다. 좋은 연구자 구하는 게 관건이겠네요.

↳ 김래영: 제 아이디어에 첫 동조가! ㅎㅎ 감사합니다. 이 논의가 크라우드펀딩위원회에서 맡기로 결정이 된다면 우리 회원분들 중 과학정책학 하시는 분이나 고등교육학, 아니면 스테피 연구원 분들께 일단 수소문을 해보고 섭외를 구해볼까 하는 생각을 러프하게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에요.

↳ 김준: 좋네요. 잘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ㅋㅋㅋㅋ

↳ 권현우: 어제도 이야기드렸지만, 이 의견에 매우 동의해요

↳ 김래영: 현우님은 저와 이 아이디어를 같이 구상한 사람입니다 ㅋ

 

김기상: 저는 연구재단 측의 답변이 '관리 인력 및 전문성 부족'이라고 듣지 않았는데요..
우선 연구재단과 산학협력단의 역할이 다릅니다. 대학의 교수들이나 학생들이 연구비를 제대로 쓰는지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것이 현재 대학의 산학협력단입니다(산학협력단이 생기게 된 계기는 그 것이 아니었다고 들었습니다만..). 연구재단의 역할은 R&D 예산을 제대로 분배(포션 나누고 제대로 심사하고 연구비 집행의 룰을 제대로 만들고 등등)하는 데 있습니다. R&D 예산이 너무 커지면서 연구재단 차원에서 관리감독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기도 했고, 연구비 부정집행도 너무 많았고(해마다 대학에서 연구비 부정집행 얘기가 뉴스를 장식했었죠) 등등의 이유 때문에 대학마다 산학협력단이 생기고, 연구재단이 연구비를 교수에게 직접주는 것이 아닌 산학협력단을 통해서 집행하게 된 것이고요. 산학협력단은 각 대학의 소속 교수들이 연구비를 제대로 쓰는지 관리감독할 책임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있을 연구비 부정집행 행위를 걸러내기 위해 5% 정도의 과제를 무작위 추출해서 정밀정산을 하는 것이고요.
제가 근무했던 과학창의재단에서도 정책연구과제들이 약간 있어서 과제 관리를 몇 개 해봤었는데, 기본적으로는 산학협력단의 정산 결과를 믿고 가야하지만, 위에서는 그걸 어떻게 믿냐 담당자가 직접 봐라, 담당자는 제출받은 풀칠한 영수증 사본과 일일히 대조해가면서 제대로 썼는지를 보는데 과제 한 개만 보는데도 몇 일이 걸립니다. 결과적으로 과제들을 정산 전문 기관(건국대학교 등에 정산, 회계감사 등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있습니다)에 의뢰를 하게 되는데, 그럼 그 비용이 연구비의 5~10% 가량이 듭니다. 1억 과제면 5~8백 정도 들어요. 이게 엄청난 예산 낭비입니다. 재단이 산학협력단과 연구자를 못 믿어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인데(심지어는 정산 기관을 어떻게 믿냐는 사람도 나옵니다), 이런 방식으로 관리감독 기관을 쪼아대면 결과적으로는 연구자들을 옥죄는 방식의 규제안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모 대학에서는 연구재단 연구비와 창의재단 연구비에 영수증을 이중으로 붙여서(영수증 사본을 받았더니 이런 일이 벌어지더군요) 연구비를 떼먹었고, 이것도 총장 선거와 연계되면서 상대 후보가 투서를 넣어서 경찰조사가 시작되면서 알게되고 밝혀졌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가면 과기부에서 발표했던 연구자의 자율성에 믿고 맡기겠다고 하던 얘기, 연구자들이 더 이상 영수증 풀칠하지 않게 하겠다던 얘기들을 다시 거둬들일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이 사태에 대해 연구재단에 대해 관리감독의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해 보이겠지만, 연구재단은 과제를 선정할 때에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게 맞고, 산학협력단이 연구재단으로부터 받은 연구비를 교수&학생들이 규칙에 맞게 쓰는지를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 김래영: 연구재단 인터뷰 이야기에서 연구재단 답변의 의도는 뒷부분 즉 ‘그것은 산단이나 사업단이 평가해야 할 재량행위’라는 데에 있습니다. 글로 써서 어느 부분에 중심이 있었는지 전달이 어려웠는데, 필요한 지점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애초에 산단에 그런 재량을 부여한 이유가 연구재단은 그럴 능력도 인력도 없고 목적과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죠.

↳ 김기상: 연구재단이 '능력'이 없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 역할이 산단과 분리된거죠. ^^

↳ 김래영: 능력이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졌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제가 ‘능력’이라고 말한 의미는 중립적인 의미 즉 전문성에 가까운 의미로 어휘를 사용하였습니다. 연구재단이 관리하는 사업은 매우 다양합니다. 종합기관이 한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능력을 보유하고 해당분야의 사정을 깊게 알 리도 없죠.

 

김래영: 간담회 당시 문답내용 요약입니다. 백상현 님께서 수고해주셨습니다. 이 문서를 보시면 간담회에서 어떤 내용이 오고갔는지 쉽게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링크]

 

전준하: 후기를 쓰다가 관련 연구내용 읽고 다른 나라 기사 읽고 하다보니 끝도 없이 길어져서 일단 어제 발언하기 위해 준비했던 발언문만 정리해서 올렸습니다 ㅠㅠ

안녕하세요,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박사과정 전준하입니다.
우선 언젠가는 한번 꼭 짚고 넘어가야 했을 학계의 문제를 이렇게 공들여 탐사보도를 통해 밝혀주신 뉴스타파 기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의 소개를 통해 발언 기회를 얻었기에 저를 초청해주신 대학원생노조에도 감사말씀 드립니다.
뉴스타파 보도는 주로 학술대회에 초점을 맞췄지만, 저는 '가짜' 학술지도 주제로 포함하여 좀더 포괄적인 문제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가짜 학술대회와 가짜 학술지 문제는 사실 2010년대 초반부터 그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해 이제는 연구자라면 누구나 접해봤을 문제로 커졌습니다. 제프리 비알이라는 한 전문사서가 2009년 10개 저널을 가짜로 규정하고 블랙리스트로 만든지 10년도 안되어 리스트에는 1000여개가 넘는 저널이름이 올랐습니다. '발각된' 케이스만 1000여종이니 실제로는 훨씬 더 클 것입니다. 또한, 기사에서 다룬 OMICS라는 업체 하나만 해도 2016년 기준 700개가 넘는 학술지를 발간하여 5만여개의 논문을 실었고, 25개국에서 3000여개의 학술대회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해당 업체는 거꾸로 기존 학술지 업체를 사들일 정도로 커졌습니다.
오히려 학회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우리가 '학빙여'라고 줄여부르는 '학회를 빙자한 여행'을 다니는 연구자들의 비윤리적 행위 문제와 이들에게 들어가는 (주로 국가 세금으로 지원하는) 연구비 낭비 문제로 사안이 국한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학회를 개최하는 WASET이나 OMICS 같은 업체들은 더 나아가 '가짜' 학술지를 발간하고 있으며, 여기에 검증되지 않은 논문들이 실리는 것까지 하나의 사이클로 본다면 이는 학문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됩니다. 원래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동료심사라는 과정을 거쳐 우리 사회의 지식체계를 구성하는 단위로서 그 자체로 어느 정도의 권위와 신뢰를 가지고 있는데, 그 권위와 신뢰를 보장하는 제도를 거치지 않은, 심하게 말하자면 보기 좋게 쓰인 막말이 - 뉴스타파가 SciGen으로 쓴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 지식체계에 마구잡이로 침투해 물을 흐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우리가 다뤄야 할 질문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와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로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대학원생 입장에서 이런 가짜 학술지와 가짜 학술대회가 가지는 매력을 분석함으로서 이 질문들에 대답하기 위한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관련 문제에 대해 연구한 여러 논문들이 가짜 학술지 및 학술대회에 논문을 제출한 저자들 중 다수가 개발도상국 출신의 포닥이나 박사과정이라는 점을 지적한 바 있기 때문에 실마리를 찾기 좋은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뉴스타파 보도에서도 잠깐 언급이 되지만 대학원생들에게 있어 이런 학술대회 및 학술지는 까다롭지 않으면서 - 즉 발표를 거부당하거나 심하게 비판받지 않으면서 - 해외 학회 내지는 학술지의 경험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이른바 '꽁돈'으로 학빙여를 하거나 개인 연구 성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매력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연구평가체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경우 연구내용보다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 즉 해외학회 발표 몇 건, 해외학술지 게재 몇 건 등이 성과의 주요 요소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러한 연구평가체계 하에서 성과압박이 점점 커지고 있는 환경에 놓인 포닥이나 대학원생에게 이런 학회 및 학술지는 쉽게 졸업하고 쉽게 임용될 수 있는 길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제도 탓만 할수는 없겠지만 이는 가짜 학술지 및 학술대회 문제가 얼마나 연구생태계 전반과 깊게 상호연관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또한,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 저는 비양심적인 연구자 개개인을 탓하는 정부 및 연구비 관리조직과 반대로 이들과 함께 관 주도의 학술정책을 탓하는 개개인 연구자로 양분된 두 시각 사이에 공백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 공백을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증빙가능한 연구비 집행과 가시적인 성과를 원하는 정부나 연구재단, 대학 산단과 더 많은 연구비를 따고 더 많은 논문을 내는 데에 급급한 연구자는 가짜 학술지 및 학술대회와 그 곳에 참석하고 논문을 게재하는 연구자처럼 공모 관계에 있고, 그 사이에 학문과 연구생태계는 점점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생산하는 것이 가짜든 진짜든 더 많이 더 빨리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공장'이 되어갈 뿐입니다.
연구를 하는 사람으로서 뉴스타파 보도를 계기삼아 연구자들이 먼저 나서 함께 반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오늘과 같은 자리를 계속 만들어 논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뉴스타파와 같은 언론이 계속 감시하고 문제의식을 가진 연구자들이 모여 목소리를 낸다면 '공장'과 다를 바 없는 지금의 연구생태계에서 벗어나 정말 사회에 기여하고 지식을 창출하는 연구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래영: 이 글과 댓글타래 모두 esc 공홈 회원게시판에 아카이빙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진환김기상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 사안은 연구재단에 책임을 물을 일은 아니고 대학 자체에서 걸러 냈어야죠. 이런 일을 하라고 산단이 있는 것이고, 산단운영에 쓰라고 연구비에서 간접비를 책정하는 건데요. 참고로 출연연의 경우 해외출장은 몇개월 전에 미리 심사를 받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관리감독의 문제를 지적하면 규정만 더 빡빡해 집니다. 더 심각한 것은 현 정부 과기정책 중의 하나인 연구자 중심, 연구자 자율성 강화는 섵부른 것이라는 일부의 의견이 강화될까 걱정이네요.
교수노조는 연구재단을 탓할 것이 아니라 가짝학회에 유람을 다녀 온 연구자들의 자성을 촉구하고, 대학 측에 이를 막을 대책을 요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 김래영 제가 걱정하는 게 바로 그 규정 빡빡해지는 문제입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이고 책임회피하기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이 해법을 선택하기도 가장 쉽죠.

↳ 이기욱: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도 문제입니다만, 해외출장건에 관해서는 아무리 까다로운 규정을 만들어도 이를 피해가는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을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같아요. 실효성이 없을 거라는 거죠.

 

이진환: 추가로 해외학술대회 참가를 실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BK21 플러스 이전에도 있었기 때문에 14년도에 와셋이용건이 급증한 이유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단순히 연구자들 사이에 쉽게 논문을 내고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하나의 루트로 암암리에 소문이 퍼진 것이 아닐까 합니다.

↳ 김래영: 13~14년도부터 와셋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였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런데 OMICS도 15년도부터 갑자기 2배로 증가했다는 걸로 봐서, 다른 해적학회로 낙인찍혀있는 곳들에 대한 이용은 어떠한지도 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해적학회 이용이 특정 연구사업에 많이 몰려있는지, 연구사업 전반에 퍼져있는지도 살펴봐야 무언가 정확한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진환: 그렇죠, 현황파악이 우선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