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신의 온전한 꿈을 꿀 수 있는 세상

 

3월 8일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을 환영합니다. 1908년 뉴욕 거리에서 생존권과 참정권을 외쳤던 여성 노동자들의 운동에서 유래된 이 날은 “여성에게 빵과 장미를!”이라는 가치를 통해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저임금에 시달리며 일했으나 선거권이나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등 기본적인 권리도 보장받지 못했던 여성들은 빵과 장미라는 상징성으로 기득권들에게 자신들의 현실을 보아 달라고 이야기했고, 그 결과 지금 동등한 선거권과 노동권을 갖는 현실을 만들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ESC 젠더·다양성위원회는 이와 같은 역사를 기억하고, 세계 각지에서 여성의 권리신장을 추구하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모든 이들을 응원합니다.

COVID-19는 지난 1년간, 우리 사회의 성차별적인 사회 구조를 여실히 드러내 주었습니다. 평등하다고 생각했던 남녀의 노동환경은 전혀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한국노동연구원 “COVID-19로 인한 성별 빈곤율 비교”에 따르면, 2020년 2분기에만 여성이 남성보다 9만명 더 일자리를 잃었는데 특히 도소매업, 음식 및 숙박점업, 기타개인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부문 등 여성 취업자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여성일자리 감소폭이 크다고 합니다. 또한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여성 근로자는 37만명이나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합니다. 이 통계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해고의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빈곤율로 이어졌고, 특히 돌봄을 담당하던 기관이 문을 닫으며, 일자리를 잃은 여성은 가정내 돌봄을 책임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해고와 실직 이후 대체 고용 및 소득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과학기술계 역시 남녀에게 공평하지 않았습니다. 팬데믹에서의 논문 발표 통계를 보면, 전년도 대비 남성 연구자들은 6.4% 논문이 증가했지만, 여성 연구자들은 2.7%의 증가율을 보여, 과학기술계 역시 팬데믹에서 평등한 노동 환경은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가장 많은 논문이 발표되어야 할 COVID-19와 관련된 연구분야에서 역시, 여성 연구자의 저널 발표율은 2019년도 대비 2020년에는 16%나 하락하는 것을 보여주며, 여성 과학 기술인들이 사라졌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팬데믹은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무너뜨린다고 합니다. 이런 전반적인 데이터는, 여성 역시 아직도 우리 사회의 취약한 계층에 속하고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아직 젠더평등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한 젠더 불평등한 면접을 본 제약사가 알려졌습니다. 젠더 문제를 일으킨 정치인들 역시 올해 많은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시스템의 문제가 아닌 말을 꺼낸 개인의 잘못이라 하며, 그 개인의 실수라 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는 개인의 실수가 아닌 시스템이 잘못된 것입니다. 이러한 불평등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 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은 자신의 진로를 포기했고, 지금도 포기할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개인의 실수라 할 것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과학기술계의 잔존하는 성차별 문화를 없애는 일, 어떤 노동환경에 있건 모두가 자신의 진로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마련하지 않고 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습니다. 당장 본인이 차별을 받고 있는데, 그 나라에서 아이를 양육하고 싶은 어른이 누가 있을까요?

ESC 젠더·다양성위원회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과학기술계와 노동계 전반에 만연한 성차별 문제의 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동참해 주실 것을 동료 시민과 과학기술인께 부탁드립니다. 왜 팬데믹 시국에 누군가는 연구를 하고 누군가는 연구를 하지 못했는지를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누구나 자신의 온전한 꿈을 꿀 수 있는 세상, 부당한 이유로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 우리 모두가 그 세상으로 가는 길에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2021. 3. 8.

사단법인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젠더·다양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