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국정과제 이행 지원을 위한 국민대토론회>
- 일시 : 2018.12.12.(수) 14:00-16:00
- 장소 : 양재 엘타워 멜론홀
- 참고: https://msit.go.kr/…/(%EC%95%88%EA%B1%B41)%20%EA%B5%AD%EA%B… (국가기술혁신체계 고도화를 위한 국가R&D 혁신방안)
- 보도 기사: http://hellodd.com/?md=news&mt=view&pid=66986
- 전체 토론 영상: https://youtu.be/2qorbS7v4Hg

지난 12일 대표 대행으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주관 토론회에 참석했습니다. 아래에 제가 발제했던 내용을 옮깁니다. 위의 보도 기사에서 제가 한 발언과 관련해 '성장-경제-산업이라는 정책 기조가 거의 변하지 않았다.'라는 인용이 나오는데, 그 앞에는 '국가 주도의'라는 말이 빠져있습니다.

--- 아 래 ---

토론 요지

1960년대 이래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정책의 토대가 되는 철학은 여전히 정부 주도의 기술 육성을 통한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이라는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 같습니다. 1987년 민주화의 물결 속에 대통령 직선제를 중심으로 한 개헌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거의 달라진 바 없는 현행 헌법의 제127조, 그중에서도 특히 제1항과 그에 기반한 과학기술기본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그 존립의 근거를 헌법 제127조 제3항에 두고 있습니다.) 제6공화국이 시작된 후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일곱 대의 정부 모두, 적어도 과학기술정책 수립에 있어서는 내건 기치가 다를지언정 근본적인 조류가 다르다고 보기 힘듭니다. 재미있게도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에서 서너 번째 글자를 따로 떼어 보면 성장, 경제, 산업입니다.

한편,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가 R&D 혁신방안의 세부를 살펴보면 위의 기조와 충돌하면서도 진일보한 요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 분야 주요 국정과제에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강화’와 ‘연구자 중심의 R&D 시스템 개선’은 대치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기초연구 지원 확대’, ‘청년과학기술인 육성, 처우 개선’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시민사회와의 공감대 형성 및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정교한 방책을 설계해야 합니다.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출연연 연수학생(대학원생) 근로계약 및 4대보험 가입의 의무화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학생연구원의 수가 줄어들거나 계약이 발생하는 순간 학자금 대출 상환을 시작해야 하는 등 부작용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대학원생 일반에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큰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의미에 대해서는 학술적인 논란이 많습니다만,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이러한 기치 자체를 무조건 문제 삼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일견 세련된 어감으로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 내 정책의 추동력을 얻는 데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우려가 있습니다. 전체 과학기술 분야의 규모에 비해 ICT와 로봇 분야 등이 과대표될 수 있다는 점, 개념의 모호함으로 인해 엉터리 과제가 졸속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앞서 언급한 분야에 해당하지 않는 과학기술인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 등입니다. 체계적인 개념이 정립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이 단지 정치적 유행어로 끝나지 않으려면, 무엇이든 포괄할 수 있는 단어의 힘에 기댈 것이 아니라 그에 해당하는 요소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열거하고 분명한 용례로 쓰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참조: 6월에 있었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열린토론회 영상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요. https://www.facebook.com/withpacst/videos/17678973732899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