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나 기특하게도 과학자가 되기를 원하는 젊은이가 있다고 하자. 그는 어떤 경로를 택해야 할까.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주변 선배와 교수에게 물어도 답은 하나의 길로 수렴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다. 필자도 그랬다.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학위를 받으면 교수가 되는 것인 줄 알았다. 운이 좋아 좁아터진 교수 임용 문턱을 넘었지만 이젠 대학원에 진학하던 시절 막연하게 생각했던 그 바람이 얼마나 나이브하고 비현실적이었는지 잘 안다.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가, 이제는 알게돼버린 이 현실 인식을 지닌 미래에서 온 사람이 된다면 결코 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절 그 누구도 필자에게 대학원이라는 지옥에 발을 딛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하면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고문은 누구나 할 수 있고 또 모두가 그렇게 말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