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약리학 수업을 들을 때의 일이다. 교수님은 신약 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임상실험에서 후보 약물의 효과가 플라시보 효과보다 더 좋아야 한다고 하셨다. 플라시보 효과란, 의학적 처치 자체가 아닌, 의학적 처치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환자의 몸에 치료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임상실험을 할 때는 실험 참여자를 임의로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쪽 집단에는 후보 약물을 주고, 다른 한쪽에는 효과가 없는 가짜 약물을 준다. 이외에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했는데도 두 집단에서 병의 경과가 다르면, 이 차이는 후보 약물의 덕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짜 약물을 처방한 집단에서도 증상이 일부 개선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플라시보 효과를 줄이는 실험을 고안하고, 플라시보 효과보다 월등한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