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였다. ‘사회’ 시간에 중세의 문학작품에 대해 배웠는데 그중에 <데카메론>이 있었다. <데카메론>의 배경은 흑사병이 유행하던 무렵의 이탈리아인데, 흑사병을 피해 외딴 별장에 모인 10명의 남녀가 소일거리로 나눈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루 종일 책 읽고 수다만 떨어도 된다니 상상만 해도 행복할 것 같았다.

■언택트 시대의 사회적 존재

내 착각이었다. 사회적 존재인 인간에게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시간이 오래 지속된다는 건 행복한 일일 수가 없었다. 믿을 만한 가까운 관계가 없을 때는 다수의 먼 관계로 어느 정도 완충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완충이 어려워졌다. 기존의 가까운 관계는 어찌어찌 유지할 수 있었지만, 가까운 관계가 새롭게 생겨나기도 어려웠다. 한국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연구소가 폐쇄되기도 했던 미국 등에서는 고립감이 훨씬 더 심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