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성공 스토리 대신에 코로나19 재난 보고서를 쓰자는 것은 예전부터 있다가 2020년에 폭발해버린 재난적 삶의 조건에 더 주목하자는 제안이다. 확진자 수만이 아니라 바이러스가 파고든 사회의 갈라진 틈을 중요한 지표로 삼아야 한다.

미국 잡지 <애틀랜틱>에 과학 기사를 쓰는 에드 용은 이번 9월호에 ‘팬데믹은 어떻게 미국을 무너뜨렸는가’라는 제목의 긴 글을 실었다. 기사에는 바이러스, 백신, 마스크, 호흡 장치에 대한 내용도 있었지만, 더 중요하게 등장한 것은 인종주의와 건강불평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능과 거짓, 각종 매체를 통한 가짜 뉴스의 전파 등이었다. 과학과 의학 전문가가 여럿 등장하는 과학 기사였지만, 또한 정치 기사이고 사회 기사였다. 용은 바이러스가 신체만이 아니라 사회의 모든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그 근간을 흔들어놓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시대에 바이러스와 감염병에 대한 과학 기사는 일종의 재난 보고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