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랩미팅’이라는 자리에 참석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자. 학부 2학년을 갓 마친 겨울학기에 연구실이라는 곳이 궁금해 지도교수님을 졸라 들어갔던 그 연구실의 랩미팅이 필자에게는 첫 랩미팅이었다. 토요일 아침 9시, 꽤 큰 연구실이어서 연구센터의 가장 큰 강당에 모였다. 당시 학부생 조무래기를 챙겨주던 저년차 대학원생 선배가 필자를 이끌고 앞자리로 데리고 가며, “어릴수록 앞에 앉아야 해.”라고 해서 자의와는 관계없이 맨 앞줄 구석에 앉아 오전을 버텼다. 교수님은 자리를 비우셨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분위기가 정말 엄숙해서, 숨은 마음대로 쉬어도 되는 건지 모를 정도였다. 사실 이제 겨우 분자생물학 성적을 받은 학부생이 랩미팅에서 뭘 알아듣겠는가. 세포 안에서 분자들이 돌아다니며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것만 알아듣고 나머지는 하나도 못 알아들은 채 눈만 겨우 뜨고 있었다. 또 다른 연구실에 인턴으로 참여했을 때는 더 힘들었던 기억만 남아있다. 하필 그때는 서울 동북쪽에 있는 본가에서 관악에 있는 연구실까지 지하철 두 번, 버스 두 번을 타고 두 시간이 걸리는 통학을 하고 있었는데, 토요일 아침 8시 반에 시작하는 랩미팅에 참석한다고 달려오다가 결국 다른 인턴들까지 우르르 늦어 교수님과 선배들에게 잔뜩 혼이 났었다. 두 연구실에서의 경험 모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연구실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다만 왜 하필 두 연구실 모두 토요일 아침에 랩미팅을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른다. 그저 생명과학분야 연구실들이 토요일에 랩미팅을 많이 한다는 주관적인 의심만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