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빠가 어렸을 때의 일이다. 닭을 많이 기르는 지인으로부터 한 나절쯤 병아리들을 지켜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병아리가 작은 방 하나에 가득할 만큼 많았던지라, 삐약삐약 재잘거리는 소리도 제법 컸다. 그런데 닭이건 강아지건 어린 시절에는 대개 호기심이 많지 않나. 아빠가 가만히 누워 있노라니, 병아리들이 콕콕 쪼아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를 콕콕 쪼아대니 아플 정도는 아니지만 성가셔서 ‘휘익’하고 휘파람을 불어보았다. 그 순간, 삐약삐약 소리로 가득하던 방이 일시에 조용해졌다고 한다. 겁을 먹은 병아리들이 바짝 굳어서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물론 몇 초만 지나도 다시 삐약거리며 콕콕 찍어댔지만. 그날 아빠는 휘파람을 여러 번 불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