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시란 기생충에 감염되어 뇌를 조종당한 사람들이 물에 뛰어들어 죽는 내용의 '연가시'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겁니다. 연가시는 짝짓기를 물에서 하기 때문에 숙주인 곤충 뇌에 갈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해 숙주를 물로 뛰어들게 합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지만 아쉬운 구석은 이 영화가 왜곡된 지식을 심어줬다는 겁니다. 이 영화 때문에 대부분 기생충이 숙주에게 피해를 준다는 불편한 공식이 관객에게 전달됐죠. 7년이 지나 기생충 영화가 또 다시 등장했습니다. 제목마저 기생충인 영화는 실제 기생충을 다룬 것이 아니라 기생충의 정체성을 관객에게 맡기고 사회의식을 영리하고 예리한 장르 기법으로 풀어냈습니다. '가난의 전형'과 '기생충'을 감독 특유의 연출로 연결했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과거의 굴절된 정보를 또 한 번 관객에게 비췄습니다. 무모하게 자신의 숙주를 파멸하는 기생충을 드러낸 겁니다. 물론 영화에서 어디에도 기생충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넘을 듯하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는 표현과 '특유의 냄새'라는 보이지 않는 선을 그어 세상을 이등분 합니다. 영화는 이등분 된 수직 구도 아래의 삶을 전혀 아름답지 않게 그려냈고 심지어 그 삶의 주역들을 사악한 기생충으로 만들어 결국 숙주를 파괴해 공멸하거나 불멸하는 존재로 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