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는 불가피하게 텍스트에 개입한다. ‘오감도 시제4호’를 마주했을 때 내게 수수께끼는 ‘무엇을’이나 ‘왜’가 아닌, ‘어떻게’의 문제였다. 이상이 조선중앙일보에 이 시를 발표한 시기는 1934년이다. 1930년대 신문 인쇄라면 컴퓨터의 디지털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변형이 어려운 금속활자를 사용하던 시절인데, 이상은 대체 숫자들을 어떻게 반전시켰을까? ⓐ처럼 금속활자는 90도씩 ‘회전’을 시킬 수는 있어도, ⓑ처럼 ‘좌우반전’을 시킬 수는 없는데 말이다. 그렇다면 이상은 ‘오감도 시제4호’를 어떻게 ‘제작’했을까?...